
"화장실을 못 가 응급실에 갔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매일 아침 황금빛을 보는 분들이라면 의아하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변비 등으로 병원을 찾는데요.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60만명이 변비로 병원을 찾는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가요?
변비에 걸리면 하루 종일 속이 불편한 증상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 변비는, 우리 몸이 보내는 적신호입니다. 장내 노폐물이 제때 배출되지 않으면 독소가 쌓이고, 피부 트러블, 만성 피로, 심지어는 면역력 저하와 대장 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침마다 시원하게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을까요? 정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리가 아침에 입으로 넣는 '첫 음식'에 답이 있습니다. 오늘은 장을 깨우고 쾌변을 돕는 최고의 아침 메뉴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장 건강을 결정짓는 '위-대장 반사'의 비밀
위-대장 반사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가 팽창을 하면서 대장에게 신호를 보내는 과정을 일컫는데요. 쉽게 말해 위가 "이제 음식물이 내려갈 차례이니 자리를 비워줘"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위-대장 반사 작용은 하루 중 아침 공복 상태에서 무언가를 먹었을 때 가장 강력하게 일어납니다. 즉 밤새 쉬고 있던 장을 깨우는 아침 첫 식사가 배변 습관의 8할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침 식사가 배변에 있어 중요하다는 점은 연구 결과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국 소화기학회(AGA)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불규칙한 식습관을 가진 그룹에 비해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식이섬유와 수분이 풍부한 아침 식사를 한 그룹의 대장 통과 시간이 약 30% 이상 단축됐습니다. 또한 장내 유익균의 활동성도 아침 식사를 거르는 그룹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 결국 무엇을 먹느냐, 제시간에 먹느냐가 배변 스위치를 켜는 움직임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쾌변을 부르는 메뉴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기는 아침을 위한 쾌변 메뉴 1: 미지근한 물 한 잔과 사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시는 미지근한 물 한 잔은 장에 보내는 가장 부드러운 '기상 알람'입니다. 자는 동안 우리 몸은 숨을 쉬고 땀을 흘리며 수분을 배출하기 때문에 아침의 혈액과 대변은 평소보다 끈적하고 딱딱해져 있습니다. 이때 차가운 물은 오히려 장을 수축시켜 배변을 방해할 수 있으니,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천천히 마셔 장을 달래주어야 합니다.
물 한 잔 뒤에는 '사과' 한 알을 추천합니다. 사과에는 '펙틴(Pectin)'이라는 천연 수용성 식이섬유가 가득합니다. 펙틴은 장 안에서 수분을 머금어 젤리처럼 변합니다. 이런 작용에 따라 장 안에서 딱딱해진 대변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장벽을 적절히 자극해 장이 움직이는 연동운동을 촉진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사과 껍질입니다. 껍질에는 과육보다 2배 이상의 펙틴과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농약이 걱정된다면 베이킹소다나 식초 물에 깨끗이 씻어 반드시 껍질째 드시는 것이 쾌변에는 훨씬 효과적입니다. 연예인들이 아침에 일어나 사과 베어 무는 모습, 어쩌면 예뻐 보이려는 게 아니라 날씬한 허리와 쾌변을 위한 비결일지도 모릅니다.
이기는 아침을 위한 쾌변 메뉴 2: 유산균의 보고, '그릭 요거트와 견과류'
요즘 마이크로바이옴이 중요하다는 말 많이 들리는데요. 결국 장이 건강하려면 장내 미생물 생태계,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건강해야 하고 그래야 화장실도 더 잘 갑니다. 유산균은 풍부한 요거트는 대장 내 유익균을 늘려 변을 부풀리고 배출을 돕는 일등 공신인데요. 실제 특정 유산균(비피더스균 등)이 포함된 발효유를 2주간 매일 섭취한 성인들의 배변 횟수가 주 평균 1.5회 이상 증가했다는 결과가 영국 영양학 저널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요거트를 드실 땐 일반 제품보다는 당분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그릭요거트를 추천합니다. 초코시리얼이 들어있거나, 당분이 과한 제품은 혈당을 급하게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위험이 있습니다.
그릭요거트에 블루베리나 아몬드, 호두 같은 견과류를 곁들이면 아주 금상첨화 식단입니다. 견과류에 들어있는 풍부한 불포화 지방산은 장 점막을 부드럽게 코팅하여 대변이 매끄럽게 미끄러져 내려가도록 돕는 '천연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기는 아침을 위한 쾌변 메뉴 3: 방탄커피, 과연 장에 좋을까?
유튜브에 쾌변에 대해 검색하다 보면 요즘 들어 더 많이 보이는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공복 상태에서 커피에 버터를 타서 먹는 방법인데요. 커피에 버터와 MCT 오일을 타 마시는 '방탄커피'도 있습니다.
방탄커피에 들어가는 다량의 지방 성분은 담즙 분비를 강력하게 촉진합니다. 이 과정에서 장이 자극을 받아 일시적으로 배변이 원활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지방 성분이 포만감을 주어 아침 식사 대용으로 간헐적 단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소 장이 예민한 분들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는 분들에게 방탄커피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고지방 섭취는 장의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지방변'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2020년 발표된 한 임상 연구에 따르면 포화지방버터을 과도하게 섭취한 일부 사람들에게서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따라서 평소 고지혈증이 있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군이라면 다른 식단을 추천드립니다.
조심하세요! 아침 배변을 방해하는 나쁜 습관들
좋은 것을 먹는 것만큼 나쁜 것을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정제된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하얀 식빵에 달콤한 잼만 발라 먹는 식사는 식이섬유가 거의 없어 장 운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혈당만 급격히 올리고 장은 게으르게 만듭니다.
- 과도한 카페인: 적당한 커피는 장 운동을 돕지만, 공복에 너무 많은 커피를 마시면 이뇨 작용이 심해집니다. 결과적으로 대장에서 수분을 과도하게 흡수해 변을 딱딱하게 만들고 변비를 악화시킵니다.
-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 아침부터 배달 음식이나 튀김류를 먹으면 장이 소화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어 정작 배출을 위한 운동에는 소홀해지게 됩니다.
식단만큼 중요한 '배변 자세'와 '골든 타임'
무엇을 먹었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자세'입니다. 우리 몸의 해부학적 구조상 변기에 허리를 곧게 펴고 앉으면 직장이 구부러져 변이 나오기 힘든 구조가 됩니다. 오히려 재래식 화장실에서 쪼그려 앉는 자세가 우리 몸과 쾌변에는 더 좋은 자세인데요.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긴 싫죠? 이땐 발밑에 낮은 발판을 두어 무릎을 가슴 쪽으로 높게 올리면 치골직장근이 이완되면서 직장이 일직선으로 펴집니다. 이른바 '35도 자세'가 쾌변의 지름길입니다.
또한 아침 식사 후 30분 이내를 '골든 타임'으로 잡으세요. 신호가 강하게 오지 않더라도 매일 같은 시간에 화장실에 잠시 앉아 있는 습관을 들이면, 뇌와 장이 동기화되어 규칙적인 배변 리듬을 형성하게 됩니다. 단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들고 들어가 10분 이상 앉아 있는 것은 직장 압력을 높여 치질을 유발하므로 피해야 합니다.
이기는 아침을 위하여
쾌변은 단순히 화장실을 잘 가는 문제가 아닙니다. 내 몸속 노폐물을 비워내고 깨끗한 에너지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주 고상하고 소중한 하나의 의식입니다. 그러니 더이상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비워내는 것을 채우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시는 건 어떨까요? 매일 가벼운 몸으로 화장실을 나서는 상쾌함이 여러분의 하루를 더 밝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속 시원한 아침, 건강한 하루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이기는 아침을 위한 방법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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