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눈이 번쩍 떠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람 소리에 전쟁하듯 일어나 화장실로 직행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저도 후자에 속합니다. 특히 오늘 같이 쉬는 날이면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부터 보다가 한참을 있다가 몸을 일으키곤 합니다.
하지만 아침에 눈이 떠졌다고 해서 갑자기 몸을 일으키는 것도 좋진 않은 습관입니다. 잠에서 깬 후 뇌가 각성하기까지는 보통 15분에서 30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밤새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뇌에 산소와 포도당이 부족해 머리가 뿌옇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난 후에는 5분 스트레칭을 통해 뇌에 효과적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1. 기지개의 의외의 효과
아침에 잠에서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는 편이신가요? 침대에 누워서 팔다리를 쭉 펴는 기지개 동작, 어느 순간부터 해온 이런 일상적인 습관이 사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동작이라는 거 알고 계시나요?
근육 속 혈류 통로 확보
우리가 자는 동안 근육은 수축하고 관절 주변 조직들은 뻣뻣해집니다. 기지개를 키면서 몸을 길게 늘이면 수축했던 근육이 이완되면서 혈관이 확장됩니다. 이때 정체되어 있던 혈액이 전신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며 심박수를 서서히 높여줍니다.
행복 호르몬과 엔도르핀
기지개를 켤 때 시원한 기분이 드는데요. 이게 기분 탓만은 아닙니다. 근육이 늘어날 때 뇌에서는 소량의 엔도르핀과 함께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이 호르몬들은 아침의 부정적인 기분을 걷어내고 긍정적인 마음이 생기는 데 도움을 줍니다. 깍지 낀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발끝은 아래로 향하게 하여 10초간 쭉 펴보세요. 뇌가 비로소 '아, 이제 진짜 일어날 시간이구나'라고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2. 목과 어깨를 천천히 돌리기
머리가 맑지 않고 뒷목이 뻐근한 채로 출근하면 하루 종일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뇌로 가는 혈액의 80% 이상은 목 옆에 있는 경동맥을 통과합니다. 현대인들은 거북목이나 잘못된 수면 자세 때문에 이 통로가 좁아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목과 어깨를 천천히 돌리는 스트레칭은 아침에 꼭 필요한 동작입니다.
경동맥 혈류량의 극대화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돌리고 어깨를 뒤로 크게 회전시켜 보세요. 목 주변의 사각근과 흉쇄유돌근이 부드러워지면 뇌로 가는 피가 증가합니다. 혈액 속의 산소가 뇌세포에 충분히 전달되면 아침 특유의 멍한 느낌이 빠르게 사라집니다. 실제로 아침 목 스트레칭만으로도 단기 기억력과 판단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어깨 정렬과 호흡량의 관계
현대인들의 고질병, 거북목이 있죠. 하지만 어깨가 안으로 굽어 있으면 폐가 충분히 팽창하지 못해 호흡이 얕아집니다. 스트레칭을 통해 어깨를 활짝 펴주면 1회 호흡 시 들이마시는 산소의 양이 늘어납니다. 뇌는 우리 몸 산소 소비량의 20%를 사용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아침에 뇌에 산소를 풍부하게 채워주면 오전 업무나 공부할 때에도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줍니다.
3. 고양이처럼 몸을 둥글게 - 고양이 자세
침대 옆 바닥이나 매트 위에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동작 중 하나는 요가의 '고양이 자세'입니다. 고양이 자세는 몸을 둥글게 말았다가 다시 바닥으로 오목하게 당기는 동작을 이야기하는데요. 척추는 우리 몸의 중추신경계가 지나가는 통로로, 척추가 건강해야 뇌의 명령이 온몸으로 전달됩니다.
자율신경계의 안정
고양이 자세는 척추 마디마디를 자극합니다. 이 과정에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맞춰집니다. 아침에 몸이 과하게 긴장하거나, 반대로 너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뇌척수액 순환 촉진
최근 의학계에서는 척추의 움직임이 뇌척수액의 순환을 돕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뇌척수액은 뇌의 노폐물을 씻어내고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아침의 부드러운 척추 스트레칭은 밤새 쌓인 뇌의 대사 노폐물을 청소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척추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까지 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동작인 셈입니다.
4. '인체의 중심 축' 고관절 스트레칭
우리 몸 근육의 70%는 하체에 몰려 있습니다. 특히 고관절은 상체와 하체를 잇는 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아침 고관절 스트레칭은 전신 밸런스를 잡는데 도움을 줍니다.
하체 펌프 작용
고관절 주변에는 림프절과 큰 혈관들이 지나갑니다. 이 부위가 눌리거나 굳어 있으면 하체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되고 다리가 붓고 무거운 느낌이 나기 때문에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누운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가슴 족으로 당기는 동작은 하체에 고여 있던 혈액을 심장과 뇌로 밀어 올립니다. 이런 동작을 통해 아침 몸의 붓기를 뺄 수 있습니다.
마이오카인 호르몬의 분비
하체 근육을 사용하면 '마이오카인'이라는 물질이 분비됩니다. 이 물질은 혈액을 타고 뇌로 전달되어 뇌세포의 생존을 돕고 인지 기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아침에 다리 근육을 조금만 자극해 줘도 뇌가 잘 돌아가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5. 스트레칭과 시너지 만점 복식호흡
스트레칭과 가장 합이 좋은 동작이 있다면 바로 복식 호흡일 것입니다. 근육을 다 풀어놔도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너무 아쉽기 때문에 마무리는 복식호흡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산소 농도 조절
잠을 자는 동안에는 호흡이 얕아져 체내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미세하게 높아져 있습니다. 스트레칭 직후 자리에 바르게 앉아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뱉는 복식 호흡을 5회 정도 반복해 보세요. 뇌 혈류 속의 산소 포화도가 정점에 도달하면서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전두엽 활성화와 마인드셋
깊은 호흡은 뇌의 사령탑인 전두엽을 자극합니다. 이때 오늘 꼭 해야 할 중요한 일 한두 가지만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세요. 스트레칭으로 활성화된 뇌는 이 정보를 우선순위로 인식하여 업무를 시작했을 때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기는 아침을 만드는 5분의 기적
글을 쓰다 보니 내용이 꽤 길어졌는데요. 실제로 이 동작들을 해보면 5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커피 한 잔보다 더 건강하면서도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일부터는 알람이 울리면 침대 위에서 기지개부터 켜는 것 어떨까요? 그 다음엔 동작 하나씩 추가해 보는 거죠. 정말 작은 동작, 1분도 안 되는 시간이지만 이런 사소함들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고, 결국 이기는 하루를 만드는 방법일 것입니다. 내일 아침도, 그리고 하루도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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