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가 있으면 아침 식사가 늘 고민입니다. 뭘 먹어야 혈당이 안 오를까, 이걸 먹어도 괜찮을까, 매번 메뉴 정하는 것부터 스트레스입니다. 그냥 굶자니 오전 내내 기운이 없고, 먹자니 혈당 체크할 때마다 불안하고요.
특히 아침은 하루 중 혈당 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시간대입니다. 밤새 금식 상태였다가 갑자기 음식이 들어오면 혈당이 확 뛰기 쉽습니다. 새벽 현상이라고 해서 아침에 혈당이 원래 높게 나오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대로 알고 먹으면 당뇨가 있어도 맛있고 든든한 아침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침을 거르면 오히려 혈당이 더 오릅니다
"혈당 관리하려면 굶는 게 낫지 않나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하지만 정반대입니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때 과식하기 쉽고,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음 식사 후 혈당이 더 급격하게 오릅니다.
우리 몸은 에너지가 필요할 때 간에 저장된 포도당을 꺼내 씁니다. 공복이 길어지면 간이 계속 포도당을 내보내면서 혈당이 올라갑니다. 게다가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져 나중에 먹는 음식의 혈당 영향이 더 커집니다. 규칙적으로 아침을 먹는 게 하루 종일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첫걸음입니다.
다만 뭘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잘못된 아침 식사는 안 먹는 것만 못합니다. 식빵에 잼을 발라 먹거나 시리얼에 우유를 부어 먹는 건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일입니다. 30분 후 혈당 재보면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또한 당뇨 관리의 핵심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겁니다. 같은 칼로리라도 천천히 소화되는 음식을 선택하면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갑니다. 이런 음식들을 저GI 식품이라고 부릅니다. GI는 혈당지수인데, 낮을수록 혈당을 천천히 올립니다.
또한 당뇨 관리의 핵심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겁니다. 같은 칼로리라도 천천히 소화되는 음식을 선택하면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갑니다. 이런 음식들을 저GI 식품이라고 부릅니다. GI는 혈당지수인데, 낮을수록 혈당을 천천히 올립니다.
하버드 의과대학 등에 따르면 흰 쌀은 GI가 높고, 현미는 낮습니다. 흰빵은 높고, 통밀빵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콘플레이크는 높고, 오트밀(귀리)은 낮습니다. 당뇨가 있다면 가능하면 저GI 식품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GI만 보면 안 됩니다. 음식을 어떻게 조합하느냐도 중요합니다. 탄수화물만 먹으면 혈당이 빠르게 오르지만,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함께 먹으면 소화 속도가 느려집니다. 밥만 먹는 것보다 반찬과 같이 먹으면 혈당이 덜 오르는 이유입니다.
단백질을 식단에 포함하기
당뇨 환자의 아침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단백질입니다. 단백질은 소화가 천천히 되고, 포만감이 오래 갑니다.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으면서 근육을 유지하는 데도 필요합니다. 당뇨가 있으면 근육량이 줄기 쉬운데, 단백질 섭취가 이를 막아줍니다. 미주리대학교 영양학과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아침 식사 때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면 아침과 점심 식사 후 혈당 수치 급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 계란은 완전식품이라 불릴 만큼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고, 단백질 함량도 높습니다. 계란 두 개면 약 12~14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삶은 계란, 계란찜, 스크램블 에그 뭐든 괜찮습니다. 프라이는 기름을 많이 쓰니까 피하는 게 좋습니다.
- 두부도 훌륭한 식품으로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습니다. 순두부찌개를 맵지 않게 끓이거나, 연두부를 그냥 떠먹거나, 두부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됩니다.
- 그릭 요거트는 단백질이 일반 요거트보다 두 배 정도 많습니다. 무가당 제품을 선택하고, 견과류나 베리를 조금 섞어 먹으면 맛도 좋고 영양도 균형이 잡힙니다. 단 과일 맛 요거트나 가당 제품은 설탕이 많으니 피해야 합니다.
통곡물로 에너지 채우기
탄수화물을 아예 안 먹을 수는 없습니다. 뇌와 몸이 움직이려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제된 탄수화물 대신 통곡물을 선택하면 혈당 관리가 훨씬 수월합니다.
귀리는 당뇨 환자에게 최고의 곡물입니다. 베타글루칸이라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 상승을 늦춥니다. 귀리를 물에 불려 죽처럼 끓이면 됩니다. 설탕 대신 계피 가루를 뿌리고, 견과류 몇 개를 얹으면 맛도 좋고 영양도 좋습니다.
현미나 귀리밥도 좋습니다. 백미보다 식이섬유가 훨씬 많아서 소화가 천천히 됩니다. 처음엔 식감이 낯설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백미보다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현미 100%가 부담스러우면 백미와 반반 섞어 드시면 됩니다.
통밀빵을 선택할 때는 성분표를 꼭 확인하세요. "통밀 함유"라고 써있어도 실제로는 흰 밀가루가 대부분인 제품도 많습니다. 통밀가루가 첫 번째 재료로 나와 있고, 설탕이 적게 들어간 제품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채소는 듬뿍
채소는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으면서 포만감을 줍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탄수화물 흡수를 늦추고, 비타민과 미네랄도 보충됩니다. 한국당뇨협회에서도 식이섬유를 충분하게 섭취하라고 권고합니다.
샐러드가 채소를 섭취하기에 가장 편합니다. 양상추,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를 썰어뒀다가 접시에 담으면 됩니다. 요즘은 마트에서 다 채소가 혼합된 제품들도 팔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드레싱은 시판 제품보다 올리브 오일에 식초 섞은 걸 추천합니다.
달걀 스크램블에 채소를 섞는 방법도 있습니다. 양파, 피망, 버섯, 시금치 같은 걸 잘게 썰어서 계란과 함께 볶으면 됩니다. 영양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된장국이나 미역국에 채소를 듬뿍 넣어도 좋습니다. 애호박, 배추, 숙주나물 같은 걸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고, 포만감도 생깁니다. 국물 요리는 수분도 보충되고 소화도 잘 됩니다.
추천 식단 조합
구체적인 예시를 몇 가지입니다. 입맛과 상황에 맞춰 응용할 수 있습니다.
- 한식 기본상 : 현미밥 반 공기 + 된장찌개 (두부, 애호박, 버섯 듬뿍) + 계란찜 + 김치, 나물 반찬
- 간단한 아침 : 통밀빵 1~2조각 + 아보카도 반 개 + 삶은 계란 2개 + 방울토마토 한 줌
- 죽 스타일 : 귀리죽 (귀리 + 물 + 계피) + 그릭 요거트 작은 컵 + 견과류 한 줌 (호두, 아몬드)
- 서양식 : 스크램블 에그(양파, 피망 섞어서) + 통밀 토스트 1장 + 샐러드 (올리브오일 드레싱) + 무가당 우유 또는 두유
피해야 할 음식들
당뇨가 있다면 아침에 먹지 말아야 할 음식들도 있습니다.
시리얼 - 건강식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설탕이 많습니다. 무가당 시리얼이라도 정제된 곡물이라 GI가 높습니다.
과일 주스 - 과일은 괜찮지만 주스는 안 됩니다. 섬유질은 다 빠지고 당만 농축되기 때문입니다. 오렌지 주스 한 잔에는 오렌지 3~4개 분량의 당을 한 번에 들어간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흰 쌀죽 - 쌀을 오래 끓이면 전분이 분해되어 흡수가 빨라집니다. 혈당이 쌀밥보다 더 빨리 오릅니다. 굳이 죽을 먹고 싶다면 귀리죽이 낫습니다.
떡국, 떡볶이 - 떡은 쌀을 찐 것이라 GI가 아주 높습니다. 국물에 설탕이 들어가면 더 안 좋습니다.
라면 - 설명이 필요 없죠. 정제된 밀가루에 나트륨 폭탄입니다. 혈당도 오르고 혈압도 오르므로 가급적 멀리해야 합니다.
혈당 체크는 꾸준히
어떤 음식이 본인 혈당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직접 재봐야 압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릅니다. 누구는 괜찮은데 나는 혈당이 확 오르는 음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침 식사 전 혈당을 재고, 식후 2시간 뒤에 다시 재보는 걸 추천합니다. 식후 혈당이 180mg/dL 이하로 유지되면 괜찮지만 200 이상 오르면 그 식단은 본인에게 맞지 않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양을 줄이거나 메뉴를 바꾸세요.
혈당 수첩에 기록하는 습관도 좋습니다. 뭘 먹었을 때 혈당이 어떻게 변했는지 기록하면 패턴이 보입니다. 몇 주만 기록해도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뇨 관리가 힘든 이유는 평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매일매일 신경 써야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완벽하려고 하면 오히려 지칩니다. 70~80% 정도만 지켜도 충분합니다.
가끔은 빵도 먹고 싶고, 단 것도 먹고 싶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조금만 먹으세요. 완전히 금지하면 스트레스받고, 어느 날 폭식하게 됩니다. 가끔, 소량 먹는 건 괜찮습니다. 대신 그날 다른 끼니를 더 조심하면 됩니다.
중요한 건 흐름입니다. 하루 혈당이 한두 번 높게 나왔다고 좌절할 필요 없습니다. 일주일, 한 달 평균이 안정적이면 잘하고 있는 겁니다. 당뇨가 있어도 맛있는 아침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단백질, 통곡물, 채소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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